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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10-09 16:49
[공부나눔] - 모기와 황소,한 권의 그림책이 만들어지기까지 ― 고대영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6,355  

모기와 황소ㅣ 길벗어린이
모기와 황소 :
- 한 권의 그림책이 만들어지기까지 ― 고대영(길벗어린이)/애기똥풀의집 발췌


(1) ‘모기와 황소’(현동염 작, 어린이 지 1949년 5월호 수록 작품)를 찾기까지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 ‘강아지똥’을 그림책으로 출간하면서 시리즈이름을 어떻게 붙일 것인가 고민했다. 1996년 당시는 그림책이 단행본으로 출간되기보다는 전집으로 많이 출간되었다. 그래서인지 그냥 제목만 붙이기보다는 시리즈이름을 붙이는 게 일반적이었다. ‘강아지똥’을 시작으로 ‘오소리네 집 꽃밭’, ‘황소아저씨’ 이렇게 권정생 선생님의 세 편의 동화를 화가 정승각 씨가 그려서 출간할 계획을 갖고 있던 터라 우선 이 세 권의 그림책을 염두에 두고 시리즈이름을 고민했다. 출판사 이름을 붙인다든지 작가의 이름을 붙이기보다는 좋은 이름이 없을까 고민하던 터에 ‘ 강아지똥’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민들레를 시리즈이름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민들레! 우리나라 들판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친숙한 들꽃, 그리고 바람에 홀씨가 날려서 먼 곳까지 날아가 퍼지는 생명력, 새로 시작하는 길벗어린이의 창작그림책 시리즈이름으로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아지똥’을 출간하면서 민들레그림책 1권으로 시리즈이름을 붙였다.
막상 1권이 나왔는데 2권, 3권은 나오는 시간이 멀기만 했다. 처음에는 권정생, 정승각 두 분 작가의 글과 그림으로 시리즈를 채운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기에는 조금 허전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우리 작가들의 좋은 동화를 그림책으로 만들어 내는 것을 ‘민들레 시리즈’의 성격으로 정하자는 생각을 했다.

그 때부터 우리 동화 가운데 그림책으로 펴낼 만한 작품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해방 이전에 발표된 작품들을 쭉 검색했다. 그래서 두 번째 작품으로는 마해송 선생님의 ‘바위나리와 아기별’(정유정 그림)을 그림책으로 펴냈다. 뒤 이어 ‘오소리네 집 꽃밭’, ‘고양이’(현덕 글, 이형진 그림), ‘황소아저씨’, ‘아기너구리네 봄맞이’(권정생 글, 송진헌 그림)를 펴냈다.
나는 이 과정에서 창비출판사에서 펴낸 ‘근대동화 선집’,‘어린이 잡지 영인본’ 보리출판사에서 펴낸 ‘겨레 아동문학 선집’ 등 해방이전 아동문학 작품을 살펴 볼 수 있는 모든 자료를 검색했다. 그러던 중 ‘근대동화선집’에 실린 현동염 작 ‘모기와 황소’를 관심 있게 읽었다. 물론 이 작품은 ‘어린이잡지 영인본’에서도 읽었다.

(2) 그림책으로 만들기에 적합한 작품을 고르는 판단기준

이미 발표된 동화가 그림책으로 만들기 적합한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당연히 작품이 담고 있는 내용이다. 나는 내용을 판단할 때 두 가지 점을 중심에 놓고 생각한다. 첫째는 작품에 담겨 있는 감동이다. 둘째로는 재미와 교훈이다. 감동에 대해서는 다시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재미와 교훈에 대해서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대부분의 동화는 교훈을 담고 있다. 그 교훈이 너무 겉으로 드러나 재미는 없고 교훈만 강조하는 글도 많다. 읽는 재미를 주면서 교훈도 전달해 주는 동화는 그리 흔치 않다.

‘모기와 황소’를 처음 읽었을 때, 흔한 동물우화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두세 번 거듭 작품을 읽으면서 구수한 입말체가 살아 있는 문장에 점점 더 매력을 느꼈다. 아이들에게도 재미있게 읽히겠지. 무엇보다 읽는 맛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담겨진 교훈도 상투적이지 않았다.

내용을 검토하고 나면 여지없이 형식을 생각하게 된다. 그림책은 흔히 30-40쪽 내외의 분량으로 되어있다. 아마 어린이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읽을 수 있는 분량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저렇게 장면을 나누어 보고, 전체 흐름이 그림책에 적합한가를 판단해 봤다. 각 장면에 글의 분량은 비슷하게 나누어지는가? 이미지가 풍부한 글인가? 를 생각해 봤다. 글의 분량이 조금 많은 장면이 있는 게 부담됐지만 형식적으로도 크게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3) 그림작가와의 만남

작품을 그림책으로 만들기로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림작가였다. 작품을 검토하면서 나는 계속 이억배 씨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억배 씨는 동물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고, 글에 대한 판단도 뛰어난 작가라고 생각했다. 이억배 씨와는 ‘솔이의 추석이야기’를 펴낸 이후 서로 같이 일해 볼 기회를 찾던 터였다. 하지만 이미 몇 차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터라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먼저 작가가 살고 있는 안성을 찾아갔다. 이억배 씨는 그 때 안성에 터를 잡고 생활하던 중 자녀가 다니던 초등학교가 분교로 전락될 위기에 처해 이를 막는 활동을 하고, 뒤 이어 지역에서 벌어지는 환경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동분서주하느라 근 2년 가까이 작품 활동을 멈추고 있던 상태였다.
이제 그 동안 해 오던 지역 활동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다시 그림책 작업에 전념해야겠다는 말을 들은 나는 서두르지 않고 작품을 우선 읽어보라고 전해 주고 돌아왔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이억배 씨에게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이억배 씨는 작품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런데 주요한 캐릭터인 모기, 파리, 황소의 크기가 너무 차이 나서 그림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말과 텍스트가 어느 장면에서는 너무 많고, 예스러운 표현도 많아서, 독자인 어린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나도 사실 캐릭터 크기 때문에 많이 망설여 왔던 터라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워낙 동물 캐릭터를 독특하게 표현해 온 터라 당신이라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예스러운 표현은 편집과정에서 더 고민해 보자고 하면서 일단 시작하자고 했다. 드디어 계약서를 썼다. 이 때가 2002년 3월이었다. 처음 작가에게 작품을 건넨 지 3개월 만이다.


(4) 그림 진행과정

이억배 씨는 작품구상을 꼼꼼하게 하는 작가다. 흔히 손톱스케치라고 하는 것을 먼저 한다. 작은 그림으로 전체 흐름을 잡아보는 과정이다. 두 번에 걸쳐 손톱스케치를 같이 보고 전체 흐름을 확정했다. 그리고 작가는 기법을 정하면서 캐릭터를 구상했다. 사실적인 표현을 토대로 정감 있는 황소, 약간 과장된 파리와 모기를 그리기로 했다. 특히 파리, 모기는 너무 작아서 표정을 잡으려면 약간의 과장이 필요하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나의 역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몇 가지의 사실 확인과 작가의 설명을 듣고 간단한 의견만 나누면 됐다. 작가는 경험이 많았고 판단도 신중했다.

작가는 채색을 하기 전에 다시 연락을 줬다. 완성된 스케치를 받아서 글을 얹혀서 재차 확인을 했다. 그림책에서 글자리는 중요하다. 그림에 글을 얹혀 봐야 비로소 그림의 느낌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림의 빈 여백에 글이 얹혀지는 순간 갑자기 답답한 그림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글이 얹혀진 스케치를 가지고 다시 작가를 만나 약간의 조정을 하고 채색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정확하게 작품에 대해 말을 꺼낸 뒤 1년 만에 완성된 그림이 들어왔다.



(5) 편집 및 제작과정

완성 그림이 들어오면 우선 편집에 들어가기 전에 그림 원색분해를 한다. 원색분해는 그림을 네 가지 색깔 (청, 적, 먹, 황)의 데이터로 나누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원화의 느낌을 최대한 그대로 살려내야 한다. 먼저 한 두 컷을 시험 분해한 뒤 조정을 해서 전체 원화를 원색분해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편집, 디자인 작업을 했다. 편집에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예스러운 단어들과 표현을 어떻게 처리할까였다. 개평, 궁통, 본숭만숭, 다우치다, 화경 등의 표현에 주를 달아줄까 아니면 그냥 독자들이 사전을 찾게 할까를 고민했다. 짐작하기 어려운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마지막에 주를 뺐다. 그런데도 해결 못한 단어가 있다. 검둥이란 표현이다. 혹시 겁둥이의 오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확인할 수 없어서 그냥 검둥이로 했다. 간혹 오래 전에 발표된 동화를 여러 판본에서 확인하면 서로 다른 경우가 있다. 가끔 오자가 있는 것이다. 그래도 다른 판본을 확인 못 했으니 그냥 확인되는 표현으로 썼다.

디자인에서는 표지와 서체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 표지 느낌을 어떻게 갈 것인가? 늘 길벗어린이 그림책 표지는 너무 옛날 책 같다는 말을 들은 터라 고민이 되었지만 여전히 옛날 책 같은 느낌으로 가기로 했다. 서체는 읽기 편한 서체를 선택했다.
마지막 필름을 출력하고 교정지를 받았다. 교정지를 조정해서 확정을 진 뒤 작가에게 확인을 했다. 붓이 많이 간 그림이라 인쇄 초점이 조금만 어긋나도 색깔이 달라진다. 작가에게 확인을 하고 인쇄소로 필름을 넘긴 뒤 인쇄를 하기로 정한 날에 가서 인쇄감리를 봤다. 인쇄소에서 색깔을 잘 맞추는 기장에게 인쇄를 부탁하고, 색깔이 잘 맞나 혹시 오자 탈자는 없는가를 마지막까지 지켜봤다. 제본소에 가제본을 전달하고 완성된 책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6) 홍보전략 세우기

이제 남은 것은 그림책을 알리는 작업이다. 보도 자료를 작성해서 언론기관에 보내고, 영업부와 함께 어떻게 책을 알릴 것인가 의논했다. 이억배 씨는 몇 안 되는 인기그림책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더구나 지난 3년 간 이렇다할 신간이 없었다.
이 점에 착안해서 인기작가의 신간임을 널리 알렸다. 특히 요즘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인터넷 서점에 대한 홍보를 중점적으로 했다. 책이 출간되자 주요 일간지에 서평이 실리고, 주요 인터넷 서점에서 단숨에 베스트셀러 순위 안에 진입했다. 책 만든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그 동안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은 작가를 편하게 대할 수 있어서 기뻤다. 책이 나와서 잘 팔리고 안 팔리고는 장담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책의 반응이 신통치 않으면 작가에게 죄 진 마음을 갖게 된다. 그것만 피할 수 있어도 책을 만든 기쁨은 무엇보다 크다.

-글을 쓰기 편하게 모든 과정을 혼자 한 것처럼 표현했다. 여기서 나는 길벗어린이 편집부라고 생각해도 된다. 모든 일은 편집부원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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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정 10-03-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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