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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3-26 12:26
[공부나눔] 그림책 출판의 전망 2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5,565  
그림책 출판의 전망 2

              엄혜숙(어린이도서연구회 연구위원·어린이 책 기획 편집자)


3. 우리 그림책 출판의 문제와 전망

(1) 외국 번역 그림책

  앞서 그림책 출판 현황에서도 문제 제기가 되었지만, 마구잡이로 번역 출간되는 외국 그림책의 문제를 우선 지적할 수가 있다. 충분히 국내 개발이 가능한 그림책들도 쉽게 계약되어 들어온다. 영유아 그림책이나 정보 그림책들은 얼마든지 국내 작가들이 만들 수 있고, 우리 생활과 정서에 입각한 우수한 그림책을 만들 수가 있다. 그런데도, 웬만한 그림책은 눈에 띄기가 무섭게 번역되어 들어온다. 그러나 번역된 그림책들은 전세계의 문화를 보여 주기보다는, 몇몇 나라 그림책에 한정되고 있어 번역 그림책의 편식이 심한 실정이다.

  이에 반해, 그림책 역사에 있어서 한 장을 차지하고 있는 그림책들은 여전히 발간되고 있지 않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웬만한 고전 그림책은 일본어로 다 볼 수가 있다. 그렇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당연히 소개되어야 할 그림책들이 여전히 소개되고 있지 못하다. 이것은 그림책 출판을 단지 시장 논리에서만 파악하고 있지, '문화적 실천'이라는 입장에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전 그림책들과 함께 현재 전세계에서 출간되는 유수한 그림책들이 '지금·여기'의 입장 속에서 검토되고 해석되어, 적절한 소개와 함께 출간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전세계의 유수한 그림책들을 볼 수 있어야 명실공히 그림책 출판의 세계성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번역 그림책의 출판을, 문화의 동시성에 데 두지 않고, 단지 짦은 시간과 적은 비용이라는 '값싼 출판'의 입장으로만 접근한다면, 그림책 시장에서 번역 그림책은 그 많은 양에도 불구하고 내실이 빠진 거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와 함께 번역 그림책에서 종종 발견되는 지나친 의역이나 문장 삭제도 고려할 문제이다.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의역이 작가의 의도를 더 살린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작가의 의도를 존중해 그대로 옮기는 편이 좋다고 본다. 또, 번역을 하고 보면, 우리말의 성질상 글의 양이 많아지는데, 이럴 경우 대부분 뭉텅뭉텅 문장을 삭제하곤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그림책이라면, 유아들이 보는 것으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림책의 글자는 커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외국의 그림책의 경우는 글자가 작은 것들이 태반이다. 그러다 보니까 그림책에서 글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게 많아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출판사에서는 글을 삭제하고 출판한다. 그런데 그림책은 어른이 아이에게 읽어 주는 책이니까, 글이 작아도 괜찮다고 본다. 아이들이 직접 읽은 책은 글자를 크게 하는 것이 좋으나, 어른이 읽어 줄 경우, 그대로 출간하여 작가의 의도를 살려야 할 것이다.

  처음에 외국 그림책이 본격적으로 출간되기 시작했을 때, '책 판형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논의된 적이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처구니없는 일 같지만, 그 때만 해도 책 판형이 들쭉날쭉하면 서점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영업 쪽에서의 반발이 컸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무도 외국 그림책을 번역 출간할 때, 일률적으로 판형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판형이야말로, 작가가 선택하는 것이며, 그림책에서 판형은 단지 모양새가 아니라, 작가의 주제를 표현하는 한 방식이라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국 그림책을 번역할 때, 많지 않은 글 중에서 크기를 조절하기 위해 뭉텅뭉텅 빼는 것은, 아무리 독자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독자 이전에 있는 작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그림책을 통해 작가와 독자가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이 빠진 대화가 될 수밖에 없다. 출판 관행에서 반드시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2) 국내 창작 그림책

  외국의 유수한 그림책들은 작가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데서 출발한다. 한 작가가 자신이 지닌 문제 의식을 글과 그림을 한데 모아 그림책으로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국내 그림책은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지 못하다. 전집 출판이 대다수고, 단행본 출판이 이제 자리를 잡아 가고 있기 때문에, 출판 기획의 틀을 출판사가, 그림책 편집자가 틀어쥐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작가의 그림이나 글에서 그림책이 출발하기보다는, 출판사에서 기획이 시작되어 글 작가나 그림 작가에게 발주하는 형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책 출판 현황에서도 드러나듯이, 지식·정보 그림책이나 옛이야기 그림책은 웬만한 수준에 올라와 있지만, 작가의 개성이 한껏 발휘되는 순수 창작 그림책에서는 아직껏 그다지 뛰어난 그림책이 출간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 원인으로는, 기획 출판을 주도하는 출판사뿐 아니라 허약한 작가군을 꼽을 수 있다. 그림 작가의 경우는 그래도 상당한 작가군이 형성되고 있다. 홍성찬·류재수·정승각·이억배·이혜리·권윤덕·한병호·이형진 등은 자기만의 독특한 표현 방법을 구사하고 있고 독자의 반응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러나 이에 걸맞은 글 작가군은 아직 형성되고 있지 못하다. 채인선·조은수·허은미·이지현·이성실·김성은 등이 그림책 작가로서 작업을 하고 있으나, 이들의 특징과 개성을 살린 창작 그림책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이것은 글 작가의 전문성이 아직 인정되지 않는 상황이기도 하고, 글과 그림이 한껏 어울리는 행복한 만남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글 작가의 경우, 작가가 글을 쓰면서 머리 속에 그리던 이미지가 그림을 그리고 나면 살지 않는 적이 많다고 한다. 그림이 붙고 나면, 어느덧 글 작가의 개성은 사라지고, 그림 작가의 개성만 두드러져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는 그림 작가에 비해 형편없는 글 작가의 보수도 한몫을 한다. 단행본의 경우에는 인세를 받는 경우가 많아 큰 차이가 없지만, 전집의 경우에는 글 작가는 그림 작가의 절반도 못 되는 비용으로 일을 해야 한다. 심한 경우에는 4분의 1 이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그림은 전문가가 그린다고 생각하나,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그림책에 남아 있는 글은 그리 두드러져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그림책은 '그림의 책'이다. 글이 없어도, 이미지의 연속만으로도 얼마든지 그림책이 된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 창작 그림책에서 초베스트셀러인 《강아지 똥》만 보더라도 단지 그림 때문에 이 그림책이 그토록 사랑을 받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이 그림책이 지닌 문학성, 이 그림책의 이야기가 담고 있는 옹골찬 주제의식이 《강아지 똥》을 널리 사랑받게 만들었다고 본다. 현재 《강아지 똥》은 연간 4만 부 가량 판매된다고 하는데, 이는 일반 그림책들이 보통 4천 내지 5천 부 가량 판매되는 데 비하면 엄청난 판매량이 아닐 수 없다. 수준 높은 글과 그림이 앙상블을 이루어 낸 성과라 하겠다.

  최근에는 자기 그림책을 만들려고 하는 이들이 많다. 전문적인 글 작가가 부족한 상태에서, 그림책을 많이 보고 습작한 글이나 그림을 포함한 그림책 원고를 출판사로 보내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그 원고들은 비록 수준은 높지 않지만, 그림책 글의 기본 틀거리는 갖추고 있어서, 편집자들에게 반가움을 준다고 한다. 또, 글의 수준은 낮지만 그림의 수준은 높고 신선한 발상이 눈에 띄는 원고가 가끔 온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창작이든지, 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정, 독서와 습작은 필수적이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1960년대에 이미 창작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 일본에서 그림책을 만드는 작가나 편집자 들은 어린 시절에 그림책을 보고 자란 세대들인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필자만 하더라도, 화집은 즐겨 보았지만, 그림책을 본 것은 어린이 책 출판사에 몸을 담게 된 1987년이 처음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동화책에 있는 몇 장 안 되는 채색 그림을 황홀하게 보고 또 보던 세대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수준 높은 외국 그림책의 번역은 그림책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그림책 작가군을 형성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수준 높은 국내 창작 그림책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낳게 했다. 따라서 우리 창작 그림책에 대한 전망은 밝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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