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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3-06 04:59
[하루일기] 권정생 선생님과 이오덕 선생님의 편지
조회 : 34,903  
너무나 존경하는 두분의 편지 몇장을 옮겨 봅니다.
읽을 때 마다 눈물이 쏟아지는 몽실언니와 그가 쓴 동화 보다 더 동화같은 삶을 살았던 권정생작가...
언제나 부끄러울 따름이에요..
이오덕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시며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은 일체의 조문을 받지 말라
그리고 선생님의 마지막 부탁은 권정생의 시비를 하나 세워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죽어서까지 권정생을 곁에 두고 싶어하셨습니다.


두 사람의 30년간의 편지. 그것은 이오덕 선생님이 세상에 남겨 놓은 아름다운 유산입니다.
소란 떨지말고 조용히 치르라는 유언을 남기셨기에 빈소는 개방되지 않았고 그의 가는 길을 먼발치에서 제자들이 지켜보았습니다.
이오덕... 그는 이제 여기 없습니다.
선생님이 세상에 남기고 간 책은 82권. 테이프를 감아 쓴 만년필과 안경. 그토록 좋아했던 고흐의 복사화 몇 장. 오래된 손목시계... 그것이 그가 남긴 전부였지만 그의 진정한 유산은 한국의 아동문학이며 그 중심에 권정생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권정생 선생님. 이오덕 선생님이 떠나던 날 하루종일 두문불출했고 <이오덕이 있어 나는 살 수 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런 그가 이오덕 선생님의 상가로 가지 않았다. 선생님은 자신의 방식으로 홀로 이오덕 선생님을 보내셨습니다. 괴로움을 녹여내고 그 아픔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사람. 권정생.

그와 세상 사이에 놓인 길은 너무나 좁았고 그는 마치 세상 밖에 있는 사람같았다. 그 길을 따라 한 벗이 찾아왔다.
 
편지 1(권정생)

바람처럼 오셨다가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가셨습니다. 일평생 처음으로 선생님 앞에서 마음놓고 투정을 부렸습니다. 출생지가 남의 나라인 저는 여태껏 고향조차 없는 외톨박이로 살아왔습니다. 9살에 찾아온 고향이 왜 그렇게 정이 들지 않는지요. 늘 소외당한 이방인이었습니다. 선생님을 알게 되어 이젠 외롭지 않습니다. 찾아간 이는 이오덕이었다. 이오덕이 생면부지의 권정생을 찾아간 것은 한 편의 동화를 읽고난 직후였다. 조그만 기독교 잡지에 실렸던 강아지 똥이라는 동화 한 편.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듯 보이던 강아지 똥 한 줌이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거름이 되어 민들레 꽃으로 피어난다는 이야기 동화는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 동화는 이오덕을 감동 시켰다. 당시 이오덕의 나이는 40중 반. 주목받는 아동문학가로 자리잡은 중견이었다.

이오덕은 75년 가을 권정생을 찾아갔다. 강아지 똥이라는 동화 한 편이 그의 길을 재촉했다. 그때 권정생은 회복이 어려운 결핵환자로 새벽마다 종을 치는 종지기였다. 그의 나이는 36살. 이오덕과는 12년 차이. 이오덕은 권정생의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그 때 권정생의 첫인상을
<다만 동화를 쓰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오덕은 산골초등학교 교사였고 두 사람은 아동문학 속에서 만났고 30년간의 편지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편지 2(권정생)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떳떳함만 지녔다면 病身이어도 좋겠습니다. 양복을 입지 못해도 장가를 가지 못해도 친구가 없어도 세 끼 보리밥만 먹고 살아도 나는 나는 종달새처럼 노래하겠습니다. 답장도 이어졌다. 12년의 나이 차이가 있었지만 이오덕은 권정생에게 한 번도 하대한 적이 없었다. 존경과 우정은 정중하고도 간절했다. -

편지 3(이오덕)

산골에 있어도 할미꽃 한번 못보고 진달래꽃 한번 찾아가지 못하는 일과입니다. 산허리에 살구꽃 봉오리가 발갛게 부풀어 올라 아침햇살에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걸 보고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괴로울 때마다 선생님을 생각해봅니다. 이번 여름방학 때는 꼭 찾아가 뵙겠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좋은 작품 써주시기를 빕니다. 서울에서 원고료 온 것이 있기에 만원 부칩니다. 보태어 쓰시기 바랍니다. 이듬해의 73년 권정생은 이오덕의 신뢰에 화답이라도 하듯 무명저고리와 엄마라는 작품으로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권정생은 여전히 가난한 종지기였다. 새벽마다 종을 치며 한편 한편 동화를 써나갔다. 권정생이 글을 쓴다는 건 거의 사투에 가까웠다. 약도 듣지 않는다는 전신결핵. 그 몸으로 원고지 한 장을 쓰려면 열 번도 더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해야만 했다.

-편지 4(권정생)
 
10여 일 동안 몸이 불편했습니다. 병원에 가보면 그저 영양섭취를 많이 하라고 합니다. 쓸데없는 줄을 알면서도 일년에 한두 차례는 병원에 갑니다. 종합진단, 투약, 심신안정... 밥맛이 통 없습니다. 남들에겐 보리밥도 잘 먹는다고 하지만 어머니가 무쳐 주시던 무생채 생각이 자꾸 납니다. 고사리 무침도, 산나물도 그리고 어느 해인가 살찐 닭을 잡아 찹쌀을 넣고 끓인 닭 곰국을 꼭 한 주발이라도 먹고 싶어요. 이게 살아있다는 증거인 가봐요. 선생님, 꼭 좋은 동화 쓰겠습니다. 권정생은 작품이 써지는 대로 이오덕한테 보냈다. 그러면 이오덕은 작품이 발표될 지면을 찾아다녔다. 권정생은 쓰고 이오덕은 발표하고... 그 때부터 둘의 역할은 그렇게 정해졌다.

-편지 5(이오덕)

아동문학 협회에는 고려가 나오지 않으니 우선 다른 곳을 알아보러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서울의 소년조선이나 소년 한국 등과 그 밖의 아동잡지를 알아봤지만 60매 짜리는 실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구매일신문에는 웬만하면 실어주겠지 하면서 대구에 내려가 문예부를 찾아가 부탁했더니 거기서도 난색을 보입니다. 워낙 제가 무능해서 이모양이 되었으니 그저 용서를 바라고 싶습니다.

운영자 10-03-06 12:41
 124.♡.244.25  
가슴이 찡하네요^^
감기 10-04-19 12:32
 211.♡.254.224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권정생 선생님과 이오덕 선생님을 보았는데 다시한번 가슴이 찡합니다
홍련 14-01-09 23:57
 121.♡.118.41  
가슴이 찡하네요..ㅠ
루인 14-03-26 15:20
 110.♡.167.91  
아름다워요
maya 14-06-13 17:20
 1.♡.171.84  
찡합니다...
풀꽃 14-08-31 01:10
 115.♡.244.109  
ㅜ ㅜ코끝이 찡해집니다..
래디 14-11-03 18:57
 122.♡.107.144  
글을 읽으니 누군가와 마음을 담은 편지를 주고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호미마… 15-01-08 12:25
 121.♡.54.104  
ㅠ,,ㅠ
JAMONG 16-05-02 03:02
 221.♡.33.55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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